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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람들이 일상에서는 공기의 존재나 그 고마움을 모르듯이 우리들도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 땅에 대해 무관심할 때가 많아서 우리 강산의 가치나 그 아름다움을 모르고 산다.



  풍토론(2) 한반도의 중요성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고문 고종환

풍토론(2)  한반도의 중요성


<한반도의 위치조건>

세계의 선진문명국들은 대체로 북온대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도 아시아 국가 가운데 북온대에 위치하고 있는 나라로서 세계선진문명권과 같은 권역에 속한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가장 교통이 좋은 동쪽 바닷가에 있으므로 문명발달에 가장 좋은 중심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좋은 조건이 오히려 화근이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위치는 북쪽 대륙과 일본열도를 이어주는 중간지점인 길목에 있으므로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이나 동아시아의 패권을 노리는 국가들은 언제나 호시탐탐 한반도를 노려왔다.
중국은 커다란 풍선과 같다. 그것이 팽창할 대로 팽창하면 터질 것은  당연하다. 이 팽창한 힘이 터져 나갈 통로가 남쪽으로는 베트남이요, 북쪽으로는 몽골이고, 서쪽으로는 티베트며 동쪽으로는 한반도다.
그래서 중국의 국력이 강성해지고 문물이 발달하면 반드시 한반도는 수난의 역사를 면할 길이 없었다.
일본은 또 어떠한가. 일본열도를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화산과 지진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연중 편할 날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러므로 이런 풍토성 때문에 일본만의 특징적인 문화가 발달했다.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일본 사람들의 단결성ㆍ친절성ㆍ저축성ㆍ질서의식 등의 장점들은 일본의 풍토성 때문에 만들어진 문화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것은 자주 발생하는 자연 재난에 대하여 자신들이 보호받고 싶은 본능에서 비롯된 자구책에 지나지 않는다.  단지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서로의 협조가 필요함을 염두에 둔 데서 연유된 것이다. 그들은 항상 대자연의 위력 앞에 자신들의 무력감과 왜소함을 한탄하고 절감하면서 항상 자연에 저항하는 노력의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세계 제일의 다리, 세계 제일가는 건물 등 자연의 위력을 능가하는 자신들 힘의 과시에 안간힘을 쓴다. 그들의 왜소함에 대한 저항이 극단적으로 표현된 것이 바로 스모(相撲)선수들의 모습이다.
이와 반대의 문화현상이 허무주의의 찬미와 죽음에의 탐닉(耽溺)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이 일본의 풍토가 국민에게 끼친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일본인들은 태풍과 지진 화산 등 자연재해가 없는 나라에 살고 싶은 것이 소원이었기 때문에 언제나 대륙진출을 꿈꾸어 왔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대륙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길목이었으므로 그들의 야욕의 대상이 되고 침략의  최우선적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까닭에 이런 것들이 우리 민족을 고난의 수렁으로 몰아 넣었다고 생각한다.

<독(毒)과 득(得)의 풍토성>

한반도는 다양한 종류의 동식물과 광물을 지니고 있으며, 비옥한 지력과 좋은 기후 덕분에 농사짓는데 아주 좋고, 한류와 난류가 섞어 흘러 해산물이 풍부하여 수산업에 유리하다. 그러나 혹한 혹서가 없는 이른바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는 기후적 특성 때문에  평소 철저한 준비와 완전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고 그저 매사를 "괜찮아괜찮아"라는 식의 안이하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일관하여 철저하지 못하며 오래 참고 견디는 성질이 부족해 냄비같은 국민성을 낳게했다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 민족은 혹한 혹서와 싸우고 거친 대평원을 달리며 민족의 웅비를 떨쳤던 고조선, 부여, 고구려의 진취적 도전정신이 있었으며, 한 때 서쪽으로 바다를 건너 중국의 월주(越州)를, 북으로는 봉천(奉天)의 서부에, 남쪽으로는 바다건너 왜의 땅에 세력을 펼치며 해외 식민진출에 왕성한 기질을 보인 백제가 있었고 일본ㆍ중국과의 해상권을 장악한 진취적 정신을 가진 장보고를 길러낸 강건한 신라가 삼국통일 이후 내란과 실정을 거듭한 것은  시련이 없는 풍토의 호조건에 안주하여 진취적 도전정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고, 또 조선조에는 명나라의 힘에 의지하여 좁은 한반도의 안일만 추구하고 해외 진출을 생각지도 않았으며 그저 좋은 풍토조건만을 믿고 농사에만 골몰한 보수성 때문에 스스로 수난의 역사를 자초했다고 생각한다.
지난날 많은 학자들이 비관적으로 이야기했던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21세기를 맞아 현재의 세계화와 정보화 시대에 돌입하면서 지난날의 수난적 위치에서 벗어나 인류문명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은 이제 새로운 웅비의 시대를 만났다.
지난 19세기~20세기를 회고해보면 중일전쟁(1894-1895), 러일전쟁(1904-1905)은 서로 강대국끼리 한반도를 독차지하려고 벌린 싸움이며, 6ㆍ25의 한국전쟁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서로 패권을 장악하려한 세계전이었다. 지금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여 벌어지고 있는 국제정세의 판도, 예를 들어 6자 회담의 경우 당사국중 남ㆍ북한을 제외한 미ㆍ일ㆍ러ㆍ중의 면면을 보면 세계 최강국 미국, 세계경제대국 제2위의 일본, 세계 제2위의 군사대국 러시아, 21세기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는 중국 등 네 나라가 각기 자국의 이익을 위한 속셈으로 한반도 문제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곧 한반도가 세계의 세력균형의 핵심축이라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동북아 문명권의 주축이 될 한ㆍ중ㆍ일의 경우 한국은 동아시아의 중앙에 위치하여 대륙이나 해양으로 진출하는데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특히 서울은 북경, 동경 세 나라 수도의 중심에 있으며 국토적 조건, 기후적 조건, 사회적 환경 등이 가장 으뜸가는 삶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비운의 땅이 이제는 가장 아름다운 땅, 가장 살기 좋은 땅, 가장 위험하기도 하지만 변화가 많은 땅으로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땅이다. 우리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5. 03. 07 중소벤처신문 13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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